2011-10-04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자로 추정되는 김한솔(16)이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글에서 “북한 주민에게 미안하다.”는 심정을 토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연합뉴스가 닉네임 ‘gliango’가 2007년
12월 18일 유튜브에 올린 ‘Anthem North Korea(북한 국가)’의 댓글들을 확인한 결과 김한솔의 아이디로 추정되는 ‘kimhs616’이 올린 글이 10여편 올라있다.
김한솔은
영어로 된 이 글에서 “나는 북한사람으로,
지금은 마카오에서 살고 있다. 북한에는 인터넷이 있다. 나는 거기에 위성통신시스템을 세팅해 놨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이여 영원하라.”고 적었다. 또 “나는 북한에서 중간
수준으로 살고 있지만 좋은 음식이 있어도 먹을 수 없다. 국민에게 정말 미안하기 때문”이라면서 “나는 우리
국민이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을 돕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고 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위독한 상황이라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는 “그는 여전히 살아있다. 잠시 현기증이 왔을 뿐이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한솔은
자신에 대해 “(북한 당국과) 관련된 사람이다. 더 이상은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한솔의
이 같은 댓글은 다른 네티즌들이 북한 국가를 보며 “북한 사람이 너무 안됐다.” “정말 어떻게 그런 (돼지 같은) 지도자를 보며 웃을 수 있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난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댓글들은
김한솔이
13살 때인 3년 전에 작성된 것이다. 김한솔은
김정일의 군부대 시찰과 관련된 또 다른 유튜브 영상을 놓고서도 미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외국인 네티즌과 욕설에 가까운 댓글을 주고받기도 했다.
김한솔은
또 온라인 카툰제작 사이트인 스트립제너레이터닷컴(www.stripgenerator.com)에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만화(그림)도 올렸다. ‘STOP
POLLUTING’(오염은 그만)이라는 제목의
이 카툰은 동물로 보이는 두 주인공이 ‘이제는 멈춰야 해’, ‘뭘?’,
‘오염’, ‘어떻게?’, ‘3R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니?’, ‘재사용(Re-use)·재활용(Recycle)·줄이기(Reduce)?’라는 말을 주고받는다.
이
사이트는 이용자들이 만화를 그릴 수 있게 각종 제작도구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김한솔이 이 사이트를 활용해 만화를 직접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카툰이 생성된 날짜는 김한솔이 13살 때인
2007년 12월이다. 그가 올린 만화는 이것뿐이다.
한편
김한솔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유튜브 계정 등이 외부에 공개되자 지난 1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한
데 이어 3일 유튜브 계정도 폐쇄했다.
이
유튜브에는 “주체사상을 위해 이 공간을 만들었다.”는 말이 나오며, 즐겨찾기
목록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작사·작곡한 ‘나의 조국’, 신해철·부활·왁스 등 국내 유명가수들의 노래가 링크돼
있었다.
그러나
김한솔이 올린 동영상은 북한 국가나 러시아 국가 등이 대부분이었다. 김한솔은 2009년 개설된 SNS사이트 ‘마이스페이스’ 계정에는 ‘공산주의 음악’ ‘프로파간다 쇼’ ‘공산당
선언’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고, 자신의 영웅으로는 레닌, 스탈린,
체 게바라, 김일성, 김정일,
피델 카스트로를 꼽기도 했다
<칼럼>①3대 세습 로열패밀리간 갈등 ②SNS
확산 김정일 붕괴 가능성 ③자유화 바람 유입 통한 북한내부 변화 단초…대북심리전 강화해야
북한의 10대 소년 김한솔이 페이스북에
올린 (자신의) 노랑머리 사진과 글이 세간의 화젯거리다.
김한솔은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의 아들로 확인되고 있다. 마카오 소재 국제학교를 다닌
김한솔은 지금 보스니아의 유나이티드월드칼리지 모스타르학교 고교과정 입학허가를 받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바깥세상에
알려진 북한 ‘김씨 왕조’의 장손 김한솔 얘기 가운데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대목은 그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체제 비판성 글이다.
김한솔은 열한
살 때인 2006년 11월 15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다 만든 자신의
개인 동영상 모음 블로그에 “주체사상을 위해 이 공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는
(북한) 노동당을 지지한다”고 쓰고 자신을 ‘반자본주의자’로 소개했다.
그는 좋아하는 책으로 마르크스, 엥겔스가 쓴 ‘공산당선언문’을 꼽기도 했다.
북한 ‘김씨 왕조’의 왕손다운 말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김한솔의 글에서는 차츰 변화가 드러난다.
국제학교 동창인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를 상대로 ‘민주주의인가, 공산주의인가’라는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그는 “민주주의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2007년 김한솔은 유튜브에 “좋은 음식이 있어도 북한 인민에게 미안해 먹을 수가 없다”며 “우리 인민이 굶주리는 것을 알고 있고,
그들을 돕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같은 해 10월 16일 서울에서 성조기를 태운 야간 촛불집회 동영상에다는 “북한은 밤에 저렇게 밝지 않다”는
댓글을 남겼다.
김한솔의 이
같은 태도변화는 바깥세상에 대해 눈 뜨기 시작하면서 이뤄진 의식변화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상당한 혼란을
느낀 것으로 감지된다. 폐쇄사회인 절해의 고도 북한이 아니라 개방된 마카오에서 자유분방하게 살면서 부지불식
간에 진행된 ‘민주적 열린 사고방식’ 형성과정의 흔적쯤으로 이해된다.
여기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해지는 김한솔 얘기의 3가지 메시지다. 그
중 첫 번째는 김정은 후계구도를 둘러싼 로얄패밀리의 갈등이 여전히 내연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메시지다.
김한솔의 페이스북에는
´김철´이라는 인물이 가끔 등장해 서로 안부를 주고받는 얘기가 올라있다. 김철(Kim Chol)이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김한솔의 페이스북 사진에 영어로 ´너 갈수록 뚱뚱해지고 있구나!´라는
댓글을 달았고, 이에 김한솔은 ´하하하, 건강이 좋다는 신호야´라고
답했다. 부자간의 진한 정이 넘쳐난다.
그런데 김철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포스터에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은의얼굴을 희화화한 합성사진이 올라오는 등 북한사회의 금기사항이 드러나 있다. 김철은 페이스북에다 김정은을 후계자로 낙점한 김정일과 북한 권력층을 비웃는 합성사진도 올렸다.
여기에서 ‘김철’은 마카오에 거주하는 김정남이 싱가포르, 홍콩 등 동남아의 호텔을 예약할 때 주로 쓰는 가명으로
김한솔의 아버지다. 중국과 마카오를 오가며 떠도는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은 페이스북에 김철이란 이름으로 이복동생 김정은에 대한 욕설을 써놓는 등 로얄패밀리
간 여전히 내연되고 있는 갈등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김한솔은 이것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김한솔이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주는 두 번째 메시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인터넷의 파급효과와 함께 이에 의한
김정일 독재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확인케 하는 시그널이다.
김한솔은 페이스북에다
지난해 “이번 여름에 북한에 갔더니 거의 모든 사람이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더라”고 적었고, “북한에는 인터넷이 있다”고 썼다. 폐쇄된 북한에도 SNS 등을 통한 정보교류가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지 않아도
영국 BBC는 최근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북한 내 휴대전화 보급 상황을 전하면서 “초기 정보통신기술이
현재는 북한 정권에 의해 주민 통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뉴스 유포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렇다. 2009년
11월 말 전격적으로 단행된 북한의 화폐개혁 조치가 공개된 것은 국경지역 주민의 휴대전화 제보가 절대적이었다.
내부 사정을 절대로 공개하지 않는 북한사회가 정보통신기술 발전으로 더 이상 폐쇄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 중 하나다.
물론 북한의
젊은 층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도 없고 SNS를 활용할 기회도 갖지 못한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SNS에 기반한 북한사회의 변화 기대는 시기상조”라는 말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경제난
속에 휴대전화 보급량이 늘고 시장기능이 커지면서 적어도 ´변화의 싹´이 자라고 있음은 분명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북한사회 내부에는
휴대전화 사용자가 급증해 지난 연말 약 30만대에서 현재 60만대를 넘어섰고 올 연말까지 100만대 돌파가 예상되는 등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SNS 여건이 미비한 북한에서 장마당이 이미 이를 대신하고 있다.
존 에버라드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는 지난 2월 2일 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제한 없이
정보가 교환되는 장소"라고 했다. 북한 당국에 의한 물자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이것이 북한사회에서 정보유통을 가능케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한솔이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주는 마지막 메시지는 바깥바람이 북한으로 불어 들어가면 북한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한솔의 점진적인 태도와
의식변화에서 우리는 자유화바람 유입에 의한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읽어낼 수 있다.
하긴 북한의
엄격한 통제와 감시로 당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북한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의 대북 심리전이 이를 대신할 수 있다.
일본에 표류했다가
어제 서울로 들어온 탈북자 일행은 비밀리에 단파 라디오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외부 세계의 정보를 얻으면서 탈북을 면밀히 준비했다. 이들은 먼저 탈북한 친척과
북-중 국경지역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하거나 우편물로 정보를 교환했다. 인터넷 등의 차단을 통해 주민을 외부 세계와 단절시키는 북한에서 대북 심리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예다.
우리는 지속적인
대북 심리전으로 자유사조를 유입시켜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바깥세상에 눈 뜨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북한사회의 민주화를 이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들만이 북한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당나라 태종이
간의대부 위징(魏徵)에게 직언을 요청했다.
이에 위징이 순자(荀子)를 인용해서 왕은 백성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뜻으로 감히 이렇게 말했다. “왕은 배요 백성은 물이라.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배를 엎을 수도 있다.”
지난 2008년 당시 김영철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실 국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해 남쪽 드라마 <이산>을 언급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대사 중 ‘백성은 소용돌이치는 물이고 임금은 물 위에 뜨는
배’라는 말이 있는데, 민심이 흉하면 배는 뒤집힌다.”
김정일의 최측근인
북한 고위 간부의 입에서 이런 말이 튀나오다니 야릇하다.
북한 주민들이 각성하면 철옹성 같은 김정일 정권도 뒤집힐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