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 서울대 법인화 토론
오늘 교수회의에 예정했던 총장님은 못오시고 대신 연구부총장님이 기획처장, 연구처장, 그리고 법인화단장을 맡고 있는 교수들과 함께 법인화를 설명하러 오다.
아름다운 환상 제시와 더불어 눈에 보이는 독소 조항을 적당한 수사법으로 돌아간다.
법인화가 진행되면 대학의 자율화가 보장되고 정부로부터의 재정적 지원은 풍부히 이어지니 너무도 좋단다.
질의시간에 한 교수가 물었다.
어떤 제도도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인데 그렇게 장점만 말하지 말고 이번 법인화로 예상되는 단점은 무엇이냐고. 잠시 말을 잊은 단장은 잠시 후 국가 지원이 계속될 것인가 하는 점인데 그런 것이야 미래 이야기니 꼭 법인화에 한정된 것도 아니라는 요지. 결국 단점은 없다는 단장의 답변... 조금씩 황당해 지다.
현재 통과된 정부 법안을 보면 특히 눈에 뜨이는 부분으로서,
- 이사회는 총 7명 이상 15인 이하의 임기 2년 이사로 구성되는 데,
이중에 당연직 6명 중에 정부 차관 2명이고, 선임직 9명 이하로 구성. 그런데 이사회는 외부인사가 1/2 이상이어야 한다.
(결국 당연직 외에 선임직 이사로써 외부인 3명만 친정부적인 사람으로 선임해도 정부의 뜻대로 대학을 좌지우지하고 교수 임용을 마음대로 할 수있는 이사회 구성이 가능하다)
- 3년 임기의 감사 2명 중에 상임감사는 교과부 장관이 추천한다.
(법인의 실제적 2인자인 상임감사도 정부가 추천하니 서울대를 관치하기 위한 최종 마무리다.)
더욱이 법인화에 들떠있는 현 대학 집행부가 그리 자랑하는 국가 지원에 대한 부분을 보자. 잘 보면 국가가 평가해서 입맛에 맞아야 지원한단다.
- 서울대 ‘자체 재원 확충’ 노력 장려
- 교과부장관은 대학운영성과를 매년 평가, 공표하고 이 결과를 ‘대학 행정 및 재정 지원에 반영’한다. 교과부장관은 외부 독립 전문기관에 평가를 위탁가능.
(운영에도 관여하고, 평가에도 관여하고 그리고 그 평가에 따라 재정 지원 조절한다니 목줄을 죄겠다는 것에 불과...)
대학 자율화라고? 재정적 지원은 풍부해진다고? 법인화되면 지원금을 자유적으로 쓸 수 있다고? 이렇게 떠드는 총장단이여, 위의 조항을 보라. 현 정부는 돈을 미끼로 몸을 팔라는 것이지. 이것이 대학의 공공성과 진정한 자율성 및 고등교육을 생각하는 법안인가? 대학을 관치하겠다는 것에 불과.
더욱이 이미 평가를 하는 기관은 권력을 지니게 된다.
최근 일개 언론사가 대학 평가를 한다고 하면서 수준 낮은 평가 항목을 들이대고 평가를 실시하면, 그 평가기준이 엉터리임에도 불구하고 평가 대상이 되는 대학들이 대외적 이미지 차원에서 해당 언론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진정한 교육과는 거리가 먼 항목에 맞추느라고 소동벌이는 것을 보라.
이와 같은 정부법안의 문제점을 대학교수협의회에서 이미 지적했고, 이에 대한 수정의견까지 제출한 서울대지만, 한나라당은 대학의 의견도 무시하고 정부 원안을 국회의 해당 상임위원회에서의 검토도 하지 않은 채 1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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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못해 현 법인화 법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현 법인화 법이 대학의 의견도 반영되지 않은 채 국회 해당 상임위에서의 검토도 없이 다수당에 의해 단 1분 만에 통과된 법에 대하여 대학의 집행부로서 왜 항의나 의견 제시를 하지 않는가. 단지 국회를 통과한 법이라는 것만으로 우리는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악법에 대하여 항거하면서 우리사회에 민주화를 가져온 서울대 역사 앞에서 부끄러운 행태가 아닌가라고 지적하다.
그러나 기획처장을 맡고 있는 교수의 답변은 우리는 입법부가 아니다. 통과되었으니 따라야 한다는 막무가내 내지 로봇 같은 대답만을 되풀이. 그리고 지원을 받았으니 관리받는 것은 당연하단다.
(누가 새 법안 만들라고 했나? 대학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현재처럼 통과된 서울대 관치 법안에 대하여 앞장 서지 말고 학내 구성원과 하나 되어 항의하고 개선 노력을 하라고 했지... 그런 줄 달린 돈을 받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원금을 대학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식으로 교수들을 현혹시켜? )
또 법인화단장은 내 질문에 대한 추가 답변으로 언제 정부가 대학에 불리하게 하겠느냐. 언제나 대학의 입장에서 일을 처리해줄 것이다 라면서 장미 빛 꿈에 가득한 유아 수준의 대답을 준다.
그래서 단장님은 좋은 시절만 살아오셨나봅니다 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할 수밖에 없었다 (고교 동기동창인 탓도 있어 우스개 반 진담 반.)
물론 국립대학의 개선해야 할 문제점은 많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오늘 총장단의 말처럼 국립대법이나 관련 법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 많다면 그 법안의 개선할 생각부터 해야 할 것이다. 국립대 문제점의 개선 방법이 오직 관치 법인화만이라는 정부 대변인 같은 근거 없는 대답을 들으면서 과연 이들이 서울대 교수가 맞는 지 의아한 생각이 들다.
주로 대학 내부 변화에 중심을 둔 위의 이야기 외에도 여러가지 생각해야 할 내용이나 짚어야 할 것들이 산적한 법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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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집단의 논리에 휘말려 (2002년 황우여 의원 국립대학운영체제 개선에 관한 특별 법안 발의. 2005년 이주호 의원 서울대학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벌률안 발의) 일본 대학의 법인화 실패 사례도 이들에겐 보이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주도한 사학법에 의해 지금 사학비리가 얼마나 면죄부를 받고 있으며 분란 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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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연연해 하지 않고 해야 할 말과 행동은 할 수 밖에 없다.
http://blog.daum.net/gimsk/6337627
2011.05.09 21:02
국립서울대학교 교수님들께, 제자들이 감히 여쭙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저희는 이곳 국립 서울대학교에서 교수님들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입니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교실 밖의 장소에서 공개서한이라는 방식으로 교수님들께 질문을 하는 경험은 처음이라 조금은 민망합니다만, 저희가 가지고 있는 의문들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저희 의문의 주제는 교수님들과 저희가 공통적으로 속한 바로 이 공간, ‘국립 서울대학교’라는 교육공동체가 어마어마한 구조적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국립서울대학교의 ‘법인화’(Incorporation)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하지만 먼저, 저희는 슬픔을 느낍니다. 교수님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강의실, 또한 강의실 밖의 열린 캠퍼스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고, 활발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 숱한 기회를 하나도 살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말입니다. 진리를 탐구하는 이들의 자치공동체라는 중세 유럽대학의 케케묵은 이상을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겠지요. 1946년 개교 이래로 서울대학교 정체성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하는 법인화에 대해서 교수님들과 저희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쟁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서울대학교의 국립대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 대학교육의 이념적 지향에 대해서, 서울대학교의 자율성과 경쟁력의 의미에 대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학교는 너무나 조용합니다. 절반은 저희들의 게으름과 무책임함 때문이겠지만, 최소한 절반의 책임은 감히 교수님들의 몫으로 돌려야 하겠습니다.
더구나 법인화 법안 통과과정의 추한 몰골을 떠올려 보십시오. 작년 12월 8일, 당일까지 법인화법안이 통과된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1분 만에 날치기라는 反민주적·反지성적 방식으로 통과되었지 않습니까? 의회민주주의의 최소한의 절차도 지킬 생각이 없는 자들에 의해 우리 대학의 미래를 좌우할 사안이 날치기 처리되었음에도, 많은 교수님들께서는 이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조차 없으셨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요. 교수님들의 고요한 침묵은 저희를 두렵게 합니다. 고양이와 쥐가 싸우는데 가만히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은, 실은 고양이 편을 드는 일이라는 말이 떠올라서요. 교수님들께서 현재의 서울대학교 법인화에 대해서도, 심지어 한나라당의 반민주적 날치기 처리에 대해서도 이미 ‘침묵’으로써 ‘찬성’이란 답변을 하고 계신 것은 아니겠지요? 만일 그렇다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최소한의 책임이라 믿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법인화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것의 귀결은 무엇인지 공개적인 논쟁들이 학교 곳곳에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서울대학교라는 교육공동체에 일원으로서 우리가 지닌 권리이자 최소한의 책임이라 믿습니다. 또한 그것은 날치기라는 비민주적 작태를 침묵으로 승인하지 않는 최소한의 지성과 민주주의에 대한 상식이 이곳에 남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기도 할 테지요.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교수님들께 보내는 공개서한의 형식을 통해 논의의 장을 열어보고자 합니다. 아래 내용들은 저희들이 평소 서울대학교 법인화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던 점들, 혹은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몇 가지 커다랗고 거친 질문들입니다. 교수님들께서는 이에 대해서 어떤 판단을 내리고 계시는지요? 그리고 그것이 타당/부당하다면 교수님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개입하실 것인지요? 공부가 부족한 못난 제자들이 의문을 스스로 풀지 못하여, 교수님들께 감히 여쭙니다. 부디 우문현답을 바랍니다.
1. (사회과학대학 교수님들께), 날치기 처리된 법안의 정당성에 대해 묻습니다.
저희는 수업시간에 의회정치에 대한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기도 했고, 하버마스니 뭐니 하는 사람들에 대해 배우며 합리적 의사소통에 근거한 민주적 법치국가의 가능성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 복잡다단한 이야기를 저희가 얼마나 잘 이해하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난 12월 8일 국회에서 법인화 법안이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1분 만에 날치기 통과되었다는 사실이 우리가 배웠던 민주주의의 모습과 너무나 다르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법인화 법안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에 상임위원회의 논의를 거쳐야 했음에도 이는 간단히 무시되었고, 본회의에서도 의원들의 토론과 심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채, 예산안 처리와 4대강 막개발을 허용하는 법안과 함께 1분 만에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처리되었음은 교수님들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묻습니다. 우리나라 국립대학의 수장이라 하는 서울대를 법인화한다는 법안이 고작 1분 만에 처리될 정도로 경미한 사안입니까? 혹은 그것의 처리가 상임위원회 논의도 거치지 않고 직권상정으로 처리해버릴 만큼 시급한 것이었단 말입니까? 절차적 정당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법인화 법안은 우선 폐기된 후 국회 안팎의 재논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이고, 날치기에 대해 언급도 않는 본부가 일사천리로 추진하는 설립준비위원회 활동은 당장 중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께서는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2. (인문대학 교수님들께), 고등교육의 공공적 성격에 대해 묻습니다.
교육이 지배의 공고화를 위한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며, 모든 사람이 향유할 수 있는 ‘공공적’ 성격을 지닌다는 주장은 최소한 1789년 프랑스 혁명의 현장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제 교육의 공공성이란 이념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상식입니다. 우리 사회의 최상위 규범이라 하는 헌법을 볼까요? 헌법 제3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지닌다”고 명시함으로써 사회 구성원의 출신배경, 경제력에 의해 교육받을 권리가 체계적으로 박탈되어서는 아니 됨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좀 더 시야를 넓혀서, 유네스코(UNESCO)가 1998년 발표한 ‘21세기를 위한 세계고등교육선언’을 봐도 “만인에게는 교육받을 권리가 있으며 각자의 특성과 역량에 따라 고등교육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천명합니다. 여기서 교육권의 내용은 ‘접근성(accessibility)’을 반드시 포함하며 ‘누구나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교육’을 강조합니다. 심지어 ‘점진적인 무상교육의 도입’을 언급하기도 하죠.
다시 묻습니다. 법인화된 서울대학교가 이런 교육의 공공성 이념에 충실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접근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등록금 문제만을 놓고 생각해도 답은 부정적인 듯합니다. 비록 수년간 등록금 인상이 동결되었지만, 절대적인 등록금 수준은 이미 결코 낮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법인화를 염두에 두고 2007년에 발표된‘서울대 장기발전계획’에 대폭적인 등록금 인상계획이 분명히 언급되었음을 생각해보십시오. 저희는 법인화가 등록금의 장기적 인상을 가져올 가능성이 농후하며, 그것은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크게 저해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교수님들은 어찌 보시는지요? 만약 등록금 인상과 공공성이 관계없다고 여기신다면, 교수님이 염두에 두시는 ‘공공성’의 개념은 도대체 무엇인지요?
3. (사범대학 교수님들께), 비판이 말살된 실용교육의 의미에 대해 묻습니다.
죄송하지만, 사범대학 교수님들께는 실망스러움을 금치 못하겠다는 말씀을 먼저 드려야할 듯합니다. 교육에 대해 연구하는 것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께서 서울대 법인화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제대로 발언 한 번 아니하셨다는 것은 납득하지 못하겠습니다. 저희들은 현재 법인화 찬성 논거로서 횡횡하고 있는 논리들과 개념들 - 대학의 ‘자율성(autonomy)’이니 ‘수월성(excellency)’ -의 의미에 대해서 곰곰이 따져보기도 했지만, 이것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지 이해하지도 못하겠고, 이에 대한 교수님들의 자세한 설명을 필요로 하는데 말입니다.
간단히 여쭙겠습니다. 법인화가 기초학문의 기반을 파괴하고, 학문의 상품화를 촉진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너무나 많이 제기되어왔는데, 여기에 대한 교수님들의 견해를 여쭙고 싶습니다. 저희가 수업시간에 배웠던 김홍우 교수님의 다소 과격한 견해로는 “실용교육이 교육의 근본을 말살”한다고 들었고, 데릭 복 전 하버드 대학 총장은 대학의 기업화를, 돈에 눈이 멀어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의 거래’에 비유한 적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법인화가 이와 같은 대학의 기업화, 상업화를 가속화시킨다는 우려에 대해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혹은 대학 기업화 혹은 상업화에 대해 교수님들께서는 어떤 판단을 내리고 계시는지요? 질문은 크고 거칠지만, 교수님의 진지한 답변을 기대합니다.
<법인화에 대해 우려하는 학생 일동>
학부: 김재의(사회복지), 박진옥(정치), 배문형(정치), 안희병(국문), 오학준(언론)
이원재(인류), 장현진(소비자), 전희수(경제), 최기원(경제), 최창문(사회)
대학원: 김일환(사회), 박천우(정치), 오정민(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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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left21.com/article/7308
서울대 최갑수 교수 인터뷰“서울대 법인화는 대학의 기업화, 대학들간 양극화 심화”
이현주 기자 인터뷰ㆍ정리 2009-12-05
최근 정부와 서울대가 세종시에 서울대 제2캠퍼스를 건립하는 것과 서울대 법인화를 놓고 ‘빅딜’을 하고 있다는 논란 때문에, 서울대 법인화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교과부는 부처간 조율을 거쳐 서울대 법인화 법안을 확정한 후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내년 예산에 서울대 법인화 지원금으로 2백69억 원을 배정해 놨다. 그동안 서울대 법인화 반대 운동을 이끌었던 서울대 서양사학과 최갑수 교수에게 법인화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들었다.
우선 법인화는 기본적으로 재정지원과는 아무 연관이 없고 핵심은 대학지배구조가 바뀌는 것입니다. 지금은 총장이 대학을 대표하고 이 총장을 교수들이 뽑는데, 이는 교수가 대학의 주인이라는 것이 암묵적으로 합의가 돼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인화를 하게 되면 독자적인 법인격을 갖게 되고, 이 법인격의 주인은 이사회입니다. 대학의 주인이 법인 이사회가 되고 학내 구성원들은 피고용인이 되는 것입니다. 대학을 기업화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죠.
일본에서도 법인화는 대학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로 행정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됐습니다. 정부가 [대학에] 돈을 대지 않기 위해서, 재정 계획의 일환으로 한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법인화되면서 공무원인 대학 직원 10만 명 정도가 떨어져 나갔죠.
그리고 교육부 예산이 줄었는데, 줄어든 부분을 모아서 ‘개혁’을 잘하는 대학에 몰아줬어요. 이때 유수한 대학들이 예산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상위] 10개 미만 대학은 이득을 보고 나머지 70개 대학은 완전히 손해를 봤죠. 법인화하고 나서 양극화가 나타난 것입니다.
노무현 말기에 나온 아이디어가 선택적 법인화입니다. 서울대[본부]는 먼저 [법인화]해서 이득을 보고 나머지 대학에 ‘우리가 모양을 좋게 할 테니까 이거 따라가면 될 거야’ 이렇게 설득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파이[재정]는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고, 서울대는 여기서 파이를 좀더 먹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재정지원 안 하려고 법인화하는 것인데 서울대[본부]는 법인화를 통해서 재정을 더 확보하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동상이몽이고 자가당착이죠.
서울대는 아마 법인화해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 고등교육 전체로 보면 엄청난 문제죠. 국립대학 체제가 있어야 유지되는 것들이 있어요. 기초학문과 응용학문 간의 균형발전,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간의 균형발전,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 간의 균형발전. 그리고 이를테면 국립대학 때문에 사립대학이 등록금을 함부로 못 올리는 등 국립대가 교육 공공성의 버팀목 구실을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서울대가 특권의식으로 혼자 살겠다고 하면 지방대학은 어떻게 되겠어요.
대학의 존재 이유는 사회에 대한 성찰능력을 키우는 것이에요. 이게 없으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돼 있어요. 예컨대 미국[발] 금융위기 같은 경우도, 자본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안 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 준 것 아닙니까. 몇조 달러의 손실이 났고 전 세계가 위기상황을 겪고 있잖아요. 미국 대학은 기업형 연구대학이라서 사회적 영향력이 별로 없어요. [사회에 대한] 성찰능력을 담보해 내는 게 대학인데 말이죠. 이것이 법인화를 반대하는 핵심적 이유입니다.
http://jjuneppat.tistory.com/141
20여년간 끌어오던 서울대학교의 법인화가 내년에 이루어 질것으로 보입니다. 세종시로의 단과대학 이전문제와 함께 뉴스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아는 사실은 서울대학교는 국가에서 인재를 키우고 양성하는 상아탑으로써 역할을 하는 지식의 요람입니다. 만약 서울대학교가 법인하가 된다면 다른 지방의 국립대학교들도 법인화를 요청할 것입니다. 표면적으로 법인화란 한마디로 일반 사립대학교와 같은 운영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운영의 주체가 국가에서 학교의 이사회로 넘어가는 것이죠 간략하게 말하면 대기업의 이사회와 같은 성격의 주최에게 운영권을 넘겨주는 것입니다. 그 남아 사립대학교들보다 값싼 학비를 받았던 국립 서울대학교라는 명칭은 앞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사립대학교보다는 낮은 수준의 학비를 받고 있기에 법인화가 된다면 학교운영자금을 늘리기 위해서 제일 쉬운 방법인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분을 높일 것입니다.
가장 큰 핵심은 중요한 학교의 문안에서 학생과 교수들의 의견이 배제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립 대학교들에서 쉽게 볼 수 있듯이 중요한 사안을 다룰때 학교의 주최인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이 무시된체 이사회와 학교장의 의견에 따라서 의사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법인화는 국립에서 사립으로 넘어가는 기초 단계라고 필자는 생각됩니다. 국가에서 인재를 양성하는 제 1위 대학교가 이윤을 추구하는 법인화의 길을 내딛는 것은 한 마디로 길을 잃은 우리나라의 공교육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첨허한 일로 평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법인화의 내용은 교수평가연봉제 도입하여 교수에게 경쟁을 유발하여 더욱 질 좋은 강의 내용을 만들게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정범위안에서 수익성 사업을 허용하고 지금까지 유지되었던 세금감면제도도 유지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법인화가 된 서울대학교를 정부가 지금과 같은 정부지원을 계속 유지할지 의문이 됩니다. 법인화가 되고 일정의 수익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면 수익성 만큼의 지원을 줄일것이고 줄어드는 재정을 매꾸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등록금을 인상하는 구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의 재정을 이사회와 총장에게 모든 권한을 넘겨 준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박스채 내 주는 일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많은 사립대학교에서 이런 모순된 구조로 인해서 많을 갈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 감사를 할 수 있는 기관이나 부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인 일을 정부가 얼마나 지원하고 틈틈히 감시할지 정말 의문이 듭니다. 필자의 지식이 짧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전국의 제 1위 국립대학교를 법인화를 하는 세계의 다른 대학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가가 나서서 젊은 이들에게 안정된 생활 속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틀을 더욱 많이 만들어 주어할 주체가 오히려 이러한 기회를 줄여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참~ 휴~ 이런 한숨만 되풀이가 됩니다. 서울대학교의 법인화 승인이 세종시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대충 알지만 더욱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립대의 법인하는 누구에게도 인정 받을 수 없는 꼴이 될 것입니다. 교육기관으로써의 역할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요?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012/h2010120921102681940.htm
임철순 주필 ycs@hk.co.kr
법 통과는 서울대 법인화가 본격 논의된 지 무려 15년 만의 일이다. 법인화의 장ㆍ단점이나 문제점에 관한 논의는 충분히 이루어져왔다고 볼 수 있다.
내년 12월 '국립 서울대'가 '학교법인 서울대'로 바뀌면 절반 이상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15명 이하의 이사회가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되며, 정부 간섭을 벗어나 자율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정부의 재정 지원은 계속 받으면서도 교원 임용이나 수익사업 재산 처분 등에서 민간 조직과 비슷하게 독자적인 발전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 사실 국립대학들은 지금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교육부의 간섭을 받는 게 번거롭고 피곤해 포기하곤 했다. 그런 성가신 일을 겪지 않는 게 가장 큰 변화다.
서울대 법인화를 통한 변화 중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총장 선출방식이 바뀌는 것이다. 교직원 직선제에서 이사회가 선임하는 간선 방식으로 바뀌면 직선제의 온갖 부작용과 말썽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1987년 이후 민주화 바람을 타고 대학사회에 도입됐던 총장 직선제는 숱한 부작용을 빚었지만, 서울대는 문제점을 알면서도 이 제도를 줄기차게 운영해왔다.
http://ask.nate.com/qna/view.html?n=9951754
법인화 이후 일본의 대학 등록금이 2~3년 새 5배 정도 인상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법인화는 국립대 등록금을 대폭 인상시키고,이는 다시 사립대 등록금 인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위계층과 하위계층 간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권력과 부의 불평등을 대물림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고요.
게다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성화,개성화 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기초학문과 기초과학이 설자리를 잃게 되는 것은 물론 서열화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들이 무더기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서울대 법인화가 안고 있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대학의 자율성 침해와 기업화가 그것인데요.
법인이 되면 서울대는 자율성이 크게 손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법인화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서울대 교직원이 공무원 신분이라 학교 조직을 바꾸려 해도 일일이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고 예산도 지정된 세목대로만 써야 해 유연한 운영이 어려웠으나 이제 가능해진다는 것인데요. 과연 그럴지는 의문이네요.
정부 안에 따르면 앞으로 서울대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책임으로 운영되는데 이것이 문제입니다.
이사회 정원 과반수는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기획재정부 차관 한 명씩을 포함한 학외 인사로 채워진다고 하는데 이들이 정부 입장을 대변할 것이 뻔하고 이사회 중심의 운영으로 서울대가 정부 간섭에서 벗어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지금 국립대는 정부의 직접 관리 감독 아래 놓여 있으니 형식 논리로만 보면 자율성이 없어야 하는게 맞아요. 그러나 국립대가 국가기구로 있어야 오히려 자율성이 보장된다는 것은 지금 총장 선출을 교수들이 하고 있다는 사실로써 증명되고 있죠. 반대로 법인화가 이루어지면 서울대 총장은 이사회가 선임하게 될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대학의 민주주의와 자율성의 후퇴인 것이죠.
서울대 법인화의 두번째 문제는 기업화, 상업화를 부추겨 국립대학의 공공성을 해치리라는 것인데요.
정부 안은 서울대의 재정 독립을 위해 수익사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말이 좋아 재정 독립이지 국립대에 대한 국고 지원을 줄이려는 것이고 수익사업 허용은 자구책을 강구하라는 강요로 밖에 보이지 않아요.
서울대의 경우 수익사업을 진행하면 명성과 권위 덕분에 성과를 거두고 재정 독립을 이룩할지도 모르지만 사회적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어요. 재정 독립에 대한 압박을 받으면 서울대는 국립대학이 지녀야 할 공공적 성격을 지켜내기 들어지고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상업적 행위도 마다하지 않게 되겠죠. 학생들의 등록금을 올려야 할 이유도 늘어나겠고요. 그동안 가장 많이 정부 지원을 받아온 서울대마저 수익사업에 매달려야 한다면 다른 국립대, 나아가 사립대의 형편이 어떨지는 불을 보듯 뻔하네요